왜 연기가 추진되고 있나?
이번 연기 논의는 AI Act 이행 체계 전반에서 발생한 연쇄적인 준비 지연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표준 마련 지연
유럽 표준화기구인 CEN 및 CENELEC(JTC 21)는 AI Act 관련 조화표준(harmonised standards)에 대한 2025년 가을 제출 기한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최소 2026년 말 이후에야 표준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
집행위원회 가이드라인 미발표
유럽집행위원회는 고위험 AI 분류 기준과 관련한 AI Act 제6조 가이드라인의 2026년 2월 2일 발표 기한을 준수하지 못했습니다. 작성 시점 기준으로도 최종 가이드라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회원국 감독기관 지정 지연
2026년 3월 기준, 27개 EU 회원국 가운데 감독기관 지정 절차를 완료한 국가는 8개국에 불과했습니다. 최소 12개국은 2025년 8월 기한 자체를 넘긴 것으로 파악됩니다.
조화표준, 공통 규격, 공식 가이드라인이 모두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2026년 8월부터 규제를 적용할 경우, 기업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준수해야 하는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무만 부담하게 되는 ‘규제 공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적용 시점 제안:
유럽집행위원회는 2025년 11월 19일 발표한 Digital Omnibus 초안에서, 표준·기술규격·가이드라인 등 충분한 지원 체계가 마련되었다고 공식 확인된 이후 6개월 또는 12개월 뒤 의무를 적용하는 조건부 방식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후 유럽의회와 EU 이사회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조건부 발동 방식 대신 명확한 고정 일정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
| 카테고리 | 기존 마감일 | 새로운 마감일 제안 |
|---|
| 부록 III 고위험 AI 시스템 (독립형: 생체인식, 중요 인프라, 교육, 고용, 필수 서비스, 법 집행, 사법, 국경 관리) | 2026년 8월 2일 | 2027년 12월 2일 |
| 부록I/6조 1항 고위험 AI 시스템 (MDR/IVDR에 따른 의료 기기를 포함하여 EU 부문별 안전법에 따라 규제되는 제품에 내장된 경우) | 2027년 8월 2일 | 2028년 8월 2일 |
| AI 생성 콘텐츠 워터마킹 (제50§2조) | 2026년 8월 2일 | 2026년 11월 2일 (국회) / 2027년 2월 2일(위원회 제안) |
고정 일정 방식은 향후 유럽집행위원회의 별도 판단에 따라 시행 시점이 달라질 수 있었던 기존의 조건부 메커니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법적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행 시점 조정 외 주요 개정 사항:
분야별 규제(MDR/IVDR 등)와의 중복 완화
MEP는 의료 기기, 무선 장비, 장난감 안전 등 이미 분야별 EU 안전법에 따라 규제되고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AI법의 의무를 보다 완화된 방식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AI Omnibus 개정안은 다음과 같은 방향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 규제 대상 제품에 내장된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해서는 부문별 적합성 평가(예: MDR/IVDR)가 우선적으로 적용됩니다.
- MDR/IVDR에서 직접 다루지 않는 AI Act 요건(데이터 거버넌스, 투명성, 인간 감독, 강건성 등)은 별도의 AI Act 절차를 추가로 수행하는 대신 기존 분야별 적합성 평가 체계 안에 통합해 심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품질경영시스템(QMS) 역시 의료기기 규제와 AI Act 요구사항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중복 부담을 줄였습니다.
- 분야별 규제에 따라 지정된 인증기관(Notified Bodies)은 2028년 2월 2일까지 AI Act 관련 지정 절차를 별도로 신청해야 합니다.
이는 특히 의료기기 업계에 직접적인 의미를 갖는 변화로 평가됩니다. 그동안 AI Act와 MDR/IVDR 간 규제 적용 관계는 업계 내 주요 불확실성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 왔습니다.
DG SANTE의 별도 제안도 병행 논의 중:
한편, EU 보건총국(DG SANTE)은 의료기기 AI를 원칙적으로 AI Act의 고위험 체계에서 제외하고, 필요 시 향후 집행위원회의 위임입법(delegated acts)을 통해 다시 포함시키는 보다 급진적인 별도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는 의료기기 AI를 여전히 고위험 체계 안에 두되 규제 준수 절차를 간소화하려는 Digital Omnibus(DG CONNECT) 접근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입니다. 현재 두 제안은 모두 협상 단계에 있으며, 상호 관계와 최종 정합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기업 입장에서의 실무적 시사점:
Digital Omnibus가 최종 채택되기 전까지는 기존 2026년 8월 일정이 여전히 법적으로 유효한 기준 시점입니다. 즉, 본회의 표결, 삼자협상(Trilogue), 최종 입법 절차가 모두 완료되어야만 기존 적용 일정이 공식적으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삼자협상이 지연되거나 합의가 늦어질 경우, 기업들은 이론상 기존 적용 일정에 계속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의 현실적인 대응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단기적으로는 2026년 8월 적용을 전제로 준비를 지속하되, 예산 및 프로젝트 일정은 2027년 12월 또는 2028년 8월 적용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 MDR/IVDR 등 기존 분야별 규제 준수 체계와 AI Act 제3장 요구사항 간의 차이를 분석하는 갭 분석을 조기에 수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CEN-CENELEC JTC 21의 조화로운 표준 동향, 특히 AI 품질경영시스템(QMS) 표준인 EN 18286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인증기관과 협력하여 AI Act 지정 추진 현황과 실제 심사 역량 확보 계획도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료기기 분야 기업의 경우 DG SANTE 제안의 향방을 면밀히 추적해야 합니다. 해당 제안이 채택될 경우 AI 기반 의료기기의 규제 체계 자체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